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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11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 브랑코 밀라노비치
  2. 2012.02.03 헤아려본 슬픔 - C.S. 루이스
Reviews/Book logs2017. 9. 11. 03:37


시대정신이란 말이 있는데 대충 시민들이 공유하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의식 정도가 될 것이다. 가령 우리나라를 예로 들자면 적폐청산이 있겠다.


그러면 국경을 넘어선 시대정신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감히 불평등의 해소가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본다.
사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불평등이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고, 또 어떻게 생성되는지 파악하고 있다. 학자들은 그러한 얼개를 구체화하기 위해 통계자료를 구하고 분해한 뒤 분석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간결하며 명료하다.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을 구별한 뒤, 현재는 자본소득이 높은이가 근로소득의 수준 또한 높음을 통계자료를 근거로 보여준다. 이른바 금수저이다.


수많은 경제학 이론이 미래를 예측했으나 대부분 빗나갔으며, 자신 또한 그럴 것이라고 얘기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저자는 경제학자들이 불평등이 비치는 렌즈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며 적어도 그 부분은 다를 것이라 얘기한다.


재밌는건 책의 결론인데, 그 부분의 사진을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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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려본 슬픔 - C.S. 루이스  (0) 2012.02.03
Posted by 곰푼
Reviews/Book logs2012. 2. 3. 04:36

잠이 안와 글을 적는다.
최근에 읽었던 책 헤아려본 슬픔.



그토록 명징한 정신의 소유자인 그가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토로한 슬픔은, 그의 유려한 문체를 벗어나 마음에 박힌다. 오늘 밤에도 철부지 슬픔이 지옥처럼 다시 입을 벌린다. 기독교를 변증하였던 그라고 생각하기에 너무나도 비참하고 너무나도 슬픈 표현이다.

그의 감정변화에 따라 그의 생각은 큰 굴곡을 그리며 변화하게 된다. 아내의 죽음으로부터 그는 하나님이 악한신이라 여기게 된다. 집앞에서 문을 두드렸지만, 그안에는 아무도 없다. 그를 하나님의 이름으로 위로하려는 사람을 그는 거부한다. 사람이 죽는 순간  하나님이 불현듯 더 자비로워지기라도 한단 말인가. 그는 절규한다.

자신의 내면을 카드로 지은 성채라 고백하고, 고통을 주는 것을 즐기는 신, 혹은 훌륭하지만 무자비한 외과의사로  하나님을 표현한다. 

나는 이것으로부터 아주 큰 공감을 느꼈다. 우리는 간혹 우리 앞에 있는 문제에 대해서 지나갈 문제라 여기게 된다. 기독교인이라면 그것에 대해서 "광야"와 같은 성경으로부터 인용한 관용구를 쓰기도 한다. 나는 이것에 대해서는 참 할말이 없다.

이집트에서 구원을 얻고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향하는 히브리 민족에게는 모세라는 지도자와 그들을 그 땅으로부터 인도한 여호와 하나님이 있었다. 때마다 만나와 메추라기로 배를 채울 수 있었고,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수호를 받았으며, 그들의 신발이 헤지 않았다. 하지만 지도자 모세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그들은 눈에 보이는 신을 만들었다.

히브리 인들에게는 모세가 하나님의 대리자였을 것이다. 눈에 보이는 하나님의 계시이며, 광야로 나온 그들의 버팀목이었을 것이다. 모세가 사라짐으로써 그들의 눈에 보이는 하나님의 증거가 없게 되자 그들은 금송아지를 만들었다. 짐작컨데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한 그들의 세대가 다른 우상으로써 그것을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배하기 위해서 만들었으리라. 그리고 그때 모세는 하나님께 십계명을 받았으며, 그 십계에는 우상을 섬기지 말란 계명이 있었다.

모세는 하나님의 진노를 돌이키고 내려와 금송아지를 부수고 그 가루를 탄 물을 마시게 하였고, 레위 지파로 하여금 이스라엘 백성들을 죽이게 하였다. 3000명 가량이 그때 죽었으며, 모세는 다시 산으로 올라가 히브리 민족을 변호하였다.

결과적으로 그들 세대의 민족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였고, 새로운 세대가 되어서야 그들은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는 이를 하나의 메타포로써 향유하는데, 가령 우리가 광야의 시험을 거치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면 하나님이 약속하신 나의 땅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은유에 심취한 나머지 약속의 땅과 거듭난 새생명만을 바라본다. 내 앞의 광야는 금방지나가리라. 혹은 반드시 약속한 그곳이 있으리라.

C.S. 루이스의 생각은 그것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가 죽은 부인 H를 그리워할 때, 그는 그녀의 이미지의 단편만을 향유할까 두려워 하였다. 우리는 심지어는 우리의 기억속에서 마저도 보고싶은 것 만을 본다. 추억속의 어떤 인물을 떠올릴 때, 우리는 그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성격인지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직접 만나고 난 후에는, 미처 생각나지 않던 것들을 떠올리게 되고, 이는 우리가 향유하고 있던 그의 기억과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그의 인상을 바꾸어 놓는다. 루이스는 이에 대해서 모든 실체는 우상파괴적이라고 하였다. 그 말이 옳다. 우리는 흔히 내면의 감정이 이끄는 사랑으로부터 그러한 실수를 범하게 되는데, 감정의 안경이 벗어지고 난 뒤에는 실체가 우리의 이미지를 파괴하는 것들을 종종 경험할 수 있다.

우리의 기대도 마찬가지이다. 흔히 아픈 기억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된다고 한다. 우리는 과거의 기억에 시간의 색채를 더해 아릿하게 만드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우리가 원하는 인상만을 기억하게 되고, 그것을 우리의 기대에 적용시키게 된다. 

여기에 덧붙이고 싶다. 고양된 감정은 현실 파괴적이다. 친한 친구와 함께 있을 때, 혹은 어딘가로 여행가서 재밌는 상황을 앞두고 있을 때, 우리는 현실의 일들을 잊곤 한다. 그리고 이후에 감정이 가라앉을 때 그것들을 한꺼번에 떠올리게 된다. 감정과 실체는 서로 반비례 그래프를 그리곤 한다.

우리는 광야에 주목해야한다. 지금 우리 세대의 굴곡없이 자란 사람들은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지혜를 얻는 것이 어렵다. 더군다나 경험조차 많지 않은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의 말들을 자신의 과거인양 생각하기도 한다. 감정이 격양된 상태에서 우리는 특히 우리 앞의 광야를 낭만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 광야를 지나면 "그렇게 생각하건 안하건" 원하는 미래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상상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우리의 심장을 뛰게 하고 힘이 나도록 하는 긍정적 이미지일 것이다.

다시한번 말한다. 모든 실체는 우상파괴적이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막연히 상상할 수 밖에 없는데, 그 미래에 광야의 메타포를 적용하기 쉽다. 하지만 광야 뒤에 약속의 땅이 있을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어쩌면 광야에서 죽을 수도 있다. 우리의 삶이 평생 견디기만 하는 삶이 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은 있는가? 광야의 실체는 우리의 내면에 존재하는 많은 이미지들을 부술 것이다. 그리고 광야를 넘어서게 되더라도, 우리는 이전의 기대와 전혀 다른 것들을 볼 수도 있으리라. 루이스는 이에 대해서 "사탕을 달라고 보채는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큰 뒤 더 이상 사탕이 필요 없을 때 사탕을 실컷 먹을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하는 비유를 제시하였다. 

때문에 나는 명징한 정신과 확고한 지력으로부터 나의 신앙의 저변을 쌓으려는 노력을 하고있다. 지식이 토대가 되지 않은 사변은 사변일 뿐이다. 나는 내가 육신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음을 알 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우리가 영으로 느낀다고 하는 많은 것들도, 사실 정말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육신을 벗어나 본적이 없기 때문인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판단의 준거를 우리 육신의 감각으로 밖에 세울 수 없다. 어떤 화학 작용때문인지, 호르몬에 의해서 유발되는 생리 현상인지, 정말 영적인 현상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방언을 받고, 그것을 해석할 수 있음으로 나타나는 것들을 증거로 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해석에 대해서는 본일이 없으므로 언급할 수 없다. 물론 그것을 두고 '간절히' 구해본적은 없다. 내가 언제나 구했던건 평안과 지혜였다. 나의 지성에 지식을 쌓아가며, 명징한 지성을 기를 수 있기를. 그래서 영원의 샘으로 나의 이미지들을 보내버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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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푼